[imazine] 3년 만에 돌아온 크루즈 여행 ②

스펙트럼 호에서 즐긴 '배캉스'

성연재 기자 = 크루즈 여행의 꽃은 기항지 투어다.

자고 일어나면 새로운 여행지가 기다린다.

트렁크를 챙길 필요도 없다.

가볍게 지갑과 카메라만 챙겨 배를 떠나면 새로운 세계를 만날 수 있다.

푸껫에 기항한 로얄캐리비안 크루즈 [사진/성연재 기자]

푸껫에 기항한 로얄캐리비안 크루즈 [사진/성연재 기자]

◇ 빼놓을 수 없는 기항지 투어 - 페낭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외항인 포트 클랑에 내리는 첫 번째 기항지 투어에서는 하선해서 흥정을 통해 이곳저곳을 쏘다닐 생각에 미리 아무것도 예약하지 않았다.

그러나 수속을 밟고 나오니 택시를 타기 위한 줄만 수십m에 달했다.

조지타운의 페라나칸 멘션 [사진/성연재 기자]

조지타운의 페라나칸 멘션 [사진/성연재 기자]

인근 가건물 아래 주차된 푸드트럭 앞에서 1시간여를 빈둥거리며 기다렸지만 줄은 줄지 않았다.

결국 포기하고 다시 배로 돌아가야만 했다.

미리 크루즈에서 진행하는 쿠알라룸푸르 시내 여행 패키지를 예약하는 것이 좋았을 듯했다.

출입국은 간단했다.

선실 카드를 보여주기만 하면 됐다. 물론 출입국 시 짐 검사는 있었지만 비행기가 아니었기에 출입국장의 슈퍼마켓에서 2ℓ짜리 생수 한 통을 샀다.

선실에는 생수가 보급되지 않기 때문이다.

시내 근처에 바로 접안하는 페낭은 조지타운 등을 둘러보는 데일리투어가 편리하다.

페낭 힐의 명물인 후니쿨라라는 모노레일을 타고 산 위로 올라가는 데일리투어 프로그램을 선택했다.

후니쿨라를 타고 올라가니 고풍스러운 고택 옆에 작은 레스토랑이 있다.

1908년 세워진 조지타운의 소방서 [사진/성연재 기자]

1908년 세워진 조지타운의 소방서 [사진/성연재 기자]

이곳에서는 페낭 항구와 시내가 한눈에 들어온다.

음료수를 시키고 망중한을 보냈다.

인공으로 만든 구조물인 힐 전망대는 가격이 너무 비싸 포기했다.

무료로 운영되는 경북 포항의 '스페이스 워크'보다 못한 듯 보였다.

실상 페낭 힐보다 더 매력적인 곳은 고풍스러운 건축물들이 많이 남아있는 조지타운이었다.

화교가 대다수를 차지하는 페낭은 중국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곳이 많다.

페낭 조지타운에서는 다양한 문화가 한데 어우러진 페라나칸 맨션을 만날 수 있다.

페라나칸은 중국인과 말레이족 사이에서 탄생한 인종과 문화를 일컫는 단어다.

톡톡 튀는 연둣빛 외관과 달리 내부는 황금빛 장식들과 고풍스러운 집기들이 감탄을 자아낸다.

푸껫 코랄 아일랜드 [사진/성연재 기자]

푸껫 코랄 아일랜드 [사진/성연재 기자]

◇ 빼놓을 수 없는 기항지 투어 - 푸껫

태국 푸껫은 명불허전의 매력적인 여행지다.

승객들은 크루즈에서 마련한 여행상품 가운데 기호에 맞는 상품을 선택하면 된다.

피피섬 투어를 비롯해 영화 007 촬영지인 제임스 본드 섬 투어, 인타라 팜 아그로 투어, 태국 요리 프로그램 등 다양하고 수준도 높다.

푸껫에서는 크루즈가 빠똥비치 앞에서 묘박(錨泊)했다.

오토바이를 빌려 타고 푸껫을 다니는 관광객들 [사진/성연재 기자]

오토바이를 빌려 타고 푸껫을 다니는 관광객들 [사진/성연재 기자]

닻을 내린 채 해안 근처에서 정박하는 것을 묘박이라고 한다.

항구로 개발이 되지 않은 빠똥비치는 해변이 깊지 않다.

크루즈가 들어오는 날은 푸껫에서 묘한 풍경이 연출된다.

아름다운 푸껫 바다 위에 하얀색 고급 크루즈선이 떠 있는 모습이 연출되기 때문이다.

오랜만에 보는 빠똥비치는 여전히 흥겨웠다.

수많은 마사지샵과 호객꾼들을 뒤로하고 뒷골목으로 들어서니 여행상품 가판대가 몇 개 눈에 띈다.

미리 호핑투어 등을 예약하지 않은 사람들은 이곳에서 적절한 상품을 고르면 된다.

푸껫 사원 등을 둘러보러 떠난 일행들과 달리 해양 스포츠에 관심이 많았던 필자는 반나절 호핑투어를 신청했다.

발 마사지 [사진/성연재 기자]

발 마사지 [사진/성연재 기자]

원래 피피섬까지 가고 싶었지만, 스피드보트를 타고 2시간을 달리는 무리를 하고 싶지는 않아 가까운 섬을 골랐다.

빠똥비치에서 승합차를 타고 1시간여를 달려가니 반대쪽만이 나온다.

이곳에서 스피드보트를 타고 20여 분 달려가니 '산호섬'이란 뜻의 코랄 아일랜드다.

호핑투어는 별 기대를 하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름처럼 산호가 많지는 않았지만, 이곳은 색다른 매력을 가진 섬이었다.

'태국의 몰디브'라 불릴 만큼 아름다운 에메랄드빛 해변에서 관광객들이 해수욕을 즐기고 있다.

비교적 덜 붐비는 섬 가장자리에서 해수욕을 즐겼더니 무척이나 여유로웠다.

짧은 호핑투어를 마치고 돌아가는 길이 아쉬웠다.

5박 6일이었던 크루즈 여정이 너무 짧은 느낌이다.

최소 10일짜리 크루즈는 타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 이 기사는 가 발행하는 월간 '연합이매진' 2023년 3월호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답장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