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입'만 보는 野…지지율 4%p↓에 '전수조사' 등 강경론도

박경준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2021년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 대응에 골머리를 앓는 가운데 의혹의 핵심 당사자인 를 성토하는 당내 목소리가 21일에도 이어졌다.

민주당은 조기 귀국을 강하게 압박하고 있지만, 송 전 대표가 프랑스 파리 현지에서 오는 22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예고한 상황에서 지금은 그의 입만 바라볼 수밖에 없는 답답한 상황이다.

민주당이 전날 의원총회에서 송 전 대표가 서둘러 돌아와 '결자해지'해야 한다는 데 총의를 모은 가운데 당 소속 의원들은 이날도 조기 귀국을 재차 종용했다.

우상호 의원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전당대회 당시 후보(송 전 대표)와 그 후보를 도왔던 사람들의 문제이므로 조사를 제대로 할 수 있는 사람이 송영길밖에 없다는 결론을 내려 귀국을 요청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당이 (송 전 대표에게) 기자회견을 하지 말라고 요구한 것이 아니라 전에 말씀드린 것처럼 조기 귀국해서 입장을 밝히는 것이 좋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송 전 대표는 예고한 대로 파리 현지에서 기자회견을 마치면 시간을 끌지 않고 귀국하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그러나 당 일각에서는 사실상 송 전 대표가 돌아오기만을 기다리는 대응에 불만 기류도 감지된다.

총선을 앞두고 도덕성에 치명상이 될 수 있는 만큼 지도부가 신속하게 강력한 조처를 내놓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소영 의원은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나와 당장은 당 차원 조사는 하지 않는다는 지도부 방침을 두고 "귀를 의심했다"며 "(당 소속 의원) 169명 전체를 전수조사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원내대표 경선에 나선 박범계 의원은 BBS 라디오에서 "제가 원내대표가 된다면 이재명 대표와 상의해 특별 조사기구를 만들 것"이라며 "정말로 엄중하게 대처하고 있다는 모습을 보이기 위해서라도 조사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우원식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모든 것을 갈아엎겠다는 각오 속에 송 전 대표의 기자회견과 상관없이 신속하게 비상 의총을 열어야 한다"며 "당면한 송 전 대표의 처리뿐만 아니라 근본적인 혁신안을 담은 대책을 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런 위기의식은 '돈 봉투 의혹'을 계기로 민주당에 등을 돌리는 민심을 감지한 결과로 보인다.

한국갤럽이 지난 18일부터 사흘간 18세 이상 남녀 1천3명을 대상으로 조사(유무선 전화 면접, 오차범위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응답률 8.6%,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한 결과 민주당 지지율은 일주일 새 4%포인트가 떨어진 32%를 기록했다.

이에 당내에서는 송 전 대표를 비롯해 돈 봉투를 살포하거나 받은 의혹이 있는 의원들의 출당 혹은 제명 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거세다.

하지만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우상호 의원은 인터뷰에서 "당 구성원 잘못이 확인되고 나서 사후 조치를 해야지, 언론에 혐의가 노출됐다고 해서 무조건 나가라고 하는 것은 정당의 태도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안규백 의원은 SBS라디오에서 "2002년 이후에는 돈 선거가 거의 없어졌다. 2021년에는 (코로나19 확산으로) 4명이 모여서 식사도 못 하는 때 아니었나"라며 이번 의혹이 사실이 아닐 수 있다는 취지의 주장을 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