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대만에 외세개입 불허" vs 獨 "폭력적 현상변경 용납못해"

중국·독일 전략대화서 양국 외교장관 팽팽한 입장차

배어복 "中, 러에 전쟁중단 요구해야"·친강 "특정국 안보이해 인정해야"

공동기자회견하는 중-독 외무장관
공동기자회견하는 중-독 외무장관

조준형 특파원 = 중국과 독일 외무장관이 대만, 우크라이나 문제를 놓고 팽팽한 입장 차이를 드러냈다.

중국 외교부와 AP·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친강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안나레나 배어복 독일 외무장관은 14일 베이징에서 열린 제6차 외교안보전략대화에서 대만, 우크라이나 문제 등에 대해 논의했다.

전략대화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친강 부장은 "대만은 중국의 일부이며 대만 문제는 중국의 내정"이라며 "어떤 외세의 개입도 허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친 부장은 타국들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진정 존중한다면 대만 분리주의자들을 거부해야 한다면서 문제의 근원이 대만 분리주의자들의 독립 열망에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대만 독립과 평화는 공존할 수 없다"며 중국은 "영토의 1인치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배어복 장관은 "대만해협의 불안 상황은 모든 나라와 전 세계 경제에 극적인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분쟁은 평화적으로 해결되어야 하며, 일방적이고 폭력적인 현상 변경은 우리 유럽인들에게 용납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세계 일일 무역량 가운데 50%를 막게 되는 대만해협의 군사적 위기 고조는 전 세계에 공포스러운 시나리오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차이잉원 대만 총통과 케빈 매카시 미국 하원의장의 회동에 반발한 중국의 대만 포위 군사훈련이 8∼10일 진행된 직후에 나온 이런 메시지는 중국의 '무력 통일' 옵션에 대한 견제구로 읽혔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서도 양측의 초점은 어긋났다.

배어복 장관은 "중국이 (우크라이나 전쟁의) 해결책에 헌신하고 있다는 신호를 보낸 것은 좋은 일"이라면서도 "솔직히 말하건대 나는 '침략자 러시아'가 전쟁을 중단하도록 하는 요구는 왜 중국의 입장에 포함되지 않는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어떤 나라도 러시아에 대해 중국 이상의 영향력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며 전쟁 종식을 위한 중국의 대러 영향력 행사를 촉구했다.

친강 부장은 서방이 우려하는 중국의 대 러시아 무기 지원 가능성에 대해 "군사 품목의 수출과 관련, 중국은 신중하고 책임감 있는 태도를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은 그 분쟁(우크라 전쟁)의 관련 당사자 측에 무기를 제공하지 않을 것이며, 법과 규정에 따라 민·군 이중용도 품목의 수출을 관리·통제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영토는 나눌 수 없고, 안보도 마찬가지로 나눌 수 없다"며 "특정 국가의 안보 이해를 인정하지 않으면 위기와 분쟁은 불가피하다"면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진이라는 러시아의 안보 우려를 존중했어야 한다는 기존 중국의 입장을 재확인했다.

친 부장은 또 우크라이나 위기의 유일한 해법은 평화를 권하고 대화를 촉구하는 것임을 밝혔다고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이날 브리핑에서 전했다.

왕 대변인은 "중국 측은 우크라이나 문제와 관련, 평화를 위한 노력을 계속하길 원하며, 관련 각 측이 객관적이고 냉정한 자세로 협상을 통한 위기 해결을 위해 함께 노력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고 소개했다.

독일 측은 중국의 인권 문제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했다.

배어복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양자회담에서 나는 중국에서의 시민사회 참여가 계속 위축되고, 인권이 점점 제약받고 있는 데 대해 우리가 우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중국과 러시아에 대한 견제의 시각이 짙게 투영된 배어복 장관의 발언들은 지난주 중국을 국빈 방문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대중국 '자주 노선' 및 포용 기조와는 결이 달랐던 것으로 보인다.

친 부장과 배어복 장관은 이날 오전 톈진의 독일 기업을 함께 방문한 뒤 함께 고속철을 타고 베이징에 돌아와 전략대화를 했다고 중국 외교부는 전했다.

왕 대변인은 친 부장과 배어복 장관이 참석한 전략대화에서 양측이 중·독 관계와 국제·지역 이슈에 대해 솔직하고 심도 있는 전략적 소통을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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