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 한반도본부장 "북, 핵무기가 요술지팡이인양 주민들 오도"

한미일 북핵협의…'챗GPT' 인용하며 "北행동은 뺨 때리고 울기 전략"

日 "한일관계 개선, 3국협력 심화 기여"…美성김 "완전한 비핵화 흔들림없이 모색"

김건 한반도 평화교섭본부장
김건 한반도 평화교섭본부장

황광모 기자 = 김건 외교부 한반도 평화 교섭본부장(오른쪽)과 성 김 미국 국무부 대북 특별대표가 지난 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한미 북핵 수석 대표협의에 참석한 모습.[ 자료사진]

김효정 오수진 기자 = 김건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핵·미사일 개발 속도를 높이는 북한을 향해 "핵무기가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요술 지팡이인 양 주민들을 오도하고 있다"며 "이는 경제를 산산 조각내고 있으며 안보를 저해하고 고립을 심화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본부장은 7일 오전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성 김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 후나코시 다케히로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과 진행한 한미일 북핵수석대표 협의 모두발언을 통해 "핵에 대한 북한의 집착은 모든 북한 주민의 미래를 파괴하는 자멸적인 부메랑일 뿐"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김 본부장은 "북한은 한국, 미국, 일본을 비롯해 유엔 등 마음에 들지 않는 모든 것들에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며 "실제 북한 내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숨기고자 하는 것일 뿐"이라고 직격했다.

김 본부장은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012년 집권 당시 다시는 주민들이 허리띠를 졸라매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공언했다"며 "그러나 우리 모두 그가 약속을 이행하는 데 실패했음을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북한이 대량살상무기(WMD) 프로그램에 부족한 자원을 탕진할 때 대다수 주민은 식량과 의약품 부족으로 고통받고 있으며 인권 상황은 지속 악화되고 있다"고도 했다.

김 본부장은 최근 화두가 되는 인공지능(AI) 챗봇 'ChatGPT'에 북한의 행동 평가를 물어본 결과 '뺨 때리고 울기 전략'(Cry-after-bully strategy)이라고 했다며 "북한은 국제사회 전체를 괴롭히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북한의 추가 도발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불법적인 활동의 자금줄을 차단할 것"이라며 특히 "북한이 국경 재개방을 준비하는 상황에서 이러한 노력에 각별한 우선순위를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미일 북핵 수석대표는 이날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첫 공동성명을 내고 북한 해외 노동자의 송환을 포함한 유엔 안보리 결의의 완전한 이행의 중요성을 유엔 회원국들에게 강조했다.

성 김 대표는 "국제 인도주의 인력들의 지원 노력이 그동안 북한의 국경 봉쇄로 어려움을 겪었다"며 "북한이 조만간 이들 인력에게 국경을 개방하기를 희망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모두발언에서 최근 한미일 공조이 역내 및 글로벌 차원에서 폭넓게 이뤄지고 있는 상황도 거론했다.

그는 "오늘 회의는 다양한 국제적·지역적 이슈에 대해 3국 정부가 모든 레벨에서 폭넓은 공조를 하고 있는 강력한 기초 위에서 열리는 것"이라며 "우리의 3자 파트너십은 공동의 원칙을 수호하기 위해 우방국, 동맹국들과 함께 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북한의 위협은 우리 공동의 문제이고 우리는 공동의 대응방안을 발전시키고 있다"며 "이런 노력의 한가운데에는 완전한 비핵화를 모색한다는 우리의 흔들림 없는 의지가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다만 그는 "우리의 진정성을 보여주기 위해 바이든 대통령과 블링컨 국무장관을 포함한 미국 고위 관리들은 반복적이고 공개적으로 북한과 전제조건 없는 외교를 추구한다는 것을 분명히 해왔다"며 대화 의지도 재확인했다.

회의장에 들어서는 한·미·일 북핵 수석대표
회의장에 들어서는 한·미·일 북핵 수석대표

황광모 기자 = 김건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왼쪽부터), 성 김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 후나코시 다케히로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이 7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에서 열린 한·미·일 북핵 수석대표 협의에 참석하기 위해 회의장에 들어서고 있다. 2023.4.7 [공동취재]

후나코시 국장은 최근 윤석열 대통령의 방일을 통한 한일관계 개선, 이를 토대로 한 한미일의 공조 강화를 비중 있게 언급했다.

그는 "기시다 총리와 윤 대통령은 북한의 위협 등 현재의 전략적 환경에 대한 공동의 평가에 기초해 한미일 협력을 더욱 발전시키기로 했다"며 "한일 양자관계 개선은 분명 3국 간 협력을 더욱 심화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 북핵 수석대표 회동에 대해 "(윤 대통령의) 역사적 방문 이후 3국간의 첫 번째 협의 기회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3국이 제주 남방 공해상에서 진행한 대(對)잠수함 훈련을 3국 공조 심화 사례로 거론하며 "이는 역내 억제력 향상을 위한 우리의 의지를 분명하게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오늘 회담에서 억제력과 안보 협력, 다자무대 협력의 측면에서 어떻게 추가적으로 공조를 강화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리의 시각을 조율(align)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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