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극장 입점 건물에 불…관객 등 긴급 대피 '아찔'

관객 20명 등 방문객, 방송·경보음 듣고 무사 대피

무참히 일그러진 인천 롯데시네마 입점 상가 외벽
무참히 일그러진 인천 롯데시네마 입점 상가 외벽

윤태현 기자 = 3일 오후 인천시 부평구 부평동 롯데시네마 입점 상가 건물 외벽 철제 패널이 화재 피해로 일그러져 있다. 2023.4.3

김상연 기자 = "냄새가 나서 보니 계단에서 시커먼 연기가 올라오더라고요."

3일 오후 멀티플렉스 극장 등이 입점한 인천시 부평구 부평동의 한 14층짜리 건물.

이 건물 외벽은 한때 시뻘건 화염으로 뒤덮이며 원래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훼손된 상태였다. 화마가 덮친 건물 일부는 주저앉았고, 유리창은 모두 깨져 있었으며 희뿌연 연기와 매캐한 냄새가 여전히 진동했다.

갑작스러운 화재 발생으로 건물 안에 있다가 황급히 대피한 시민들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불이 난 빌딩 14층 모델하우스에서 일하던 연모(55)씨는 타는 냄새를 맡고 비상계단 쪽을 살펴보다가 검은 연기를 발견했다고 했다.

연씨는 "곧바로 직원 60∼70명과 함께 대피한 뒤 바깥에서 보니 외벽이 활활 타고 있었다"며 "그제야 생각보다 위험한 상황이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같은 건물 4층에서 당구장을 운영하는 이모(65)씨는 관리사무소가 내보낸 대피 방송을 듣고 곧바로 몸을 피했다.

이씨는 "다른 짐을 챙길 생각도 못 하고 일단 비상계단으로 내려왔다"며 "요란스러운 경보음이 울리며 방화 셔터가 내려가는 긴박한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무참히 일그러진 인천 롯데시네마 입점 상가 외벽
무참히 일그러진 인천 롯데시네마 입점 상가 외벽

윤태현 기자 = 3일 오후 인천시 부평구 부평동 롯데시네마 입점 상가 건물 외벽 철제 패널이 화재 피해로 일그러져 있다. 2023.4.3

상인들은 빌딩 안으로 불길이 번지진 않은 데다 평일 오전이라 방문객이 적어 추가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며 안도하는 모습이었다.

특히 불이 난 빌딩에는 멀티플렉스 극장 롯데시네마가 입점해 있어 인명 피해에 대한 우려가 컸으나, 관람객과 직원들은 무사히 대피한 것으로 확인됐다.

롯데시네마 관계자는 "화재 당시 영화관 내부까지 불길이 확대되진 않았다"며 "관객 20여명과 직원 5명은 모두 대피했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11시 51분께 신고를 접수한 소방 당국은 30분 만인 낮 12시 21분께 관할 소방서 인력 전체가 출동하는 경보령인 '대응 1단계'를 발령했다.

이어 펌프차 등 장비 73대와 인력 162명을 투입해 진화작업을 벌였고, 오후 1시 57분께 초기 진화를 했다.

불이 나자 관할 지방자치단체인 부평구는 안전 문자를 통해 화재 발생 사실을 알리고 시민들에게 화재 장소를 우회해달라고 당부했다.

화재로 피해를 본 건물은 지상 14층, 지하 5층 규모로 6∼10층에는 롯데시네마가 입점해 있다.

소방 당국은 롯데시네마 입점 건물과 인근 다른 상가 건물 사이 1층 외부 공간에서 불이 시작한 것으로 보고 화재 원인과 재산 피해 규모를 조사할 예정이다.

부평 롯데시네마 화재
부평 롯데시네마 화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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