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차이잉원 방미에 압박 계속…"군용기 2대·함정 3척 탐지"

정재용 기자 =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과 마잉주(馬英九) 전 총통이 각각 미국과 중국을 방문 중인 상황에서 중국 인민해방군의 대만을 겨냥한 군사적 압박이 계속되고 있다.

대만의 영자지 타이완뉴스는 31일 대만 국방부 발표를 인용해 전날 오전 6시부터 이날 오전 6시까지 대만군이 대만 주변 공역 및 해역에서 인민해방군 소속 군용기 2대와 군함 3척을 각각 포착했다고 보도했다.

대만군은 인민해방군 군용기의 활동에 대응해 즉각 전투기를 출격시키는 한편 기체 추적을 위한 방공 미사일 시스템을 가동했다.

대만군은 또 해당 해역에 자국 함정들을 파견해 인민해방군 소속 함정들의 움직임을 모니터링했다.

앞서 대만군은 지난 29일 오전 6시부터 30일 오전 6시까지 대만 주변 해역에서 인민해방군 소속 함정 4척을 포착한 바 있다.

대만군은 지난 28일 오전 6시부터 29일 오전 6시까지 대만 주변 공역 및 해역에서 중국 인민해방군 소속 군용기 16대와 군함 4척을 포착했다.

대만군은 또 지난 27일 오전 6시부터 28일 오전 6시 사이에도 인민해방군 군용기 9대와 함정 4척을 대만 주변에서 탐지한 바 있다.

앞서 차이 총통은 9박 10일간 일정으로 미국 뉴욕과 로스앤젤레스를 경유해 중미 수교국 과테말라와 벨리즈를 방문하기 위해 지난 29일 미국 방문길에 올랐다.

차이 총통은 미국 현지시간으로 29일 오후 첫 경유지인 뉴욕 JFK국제공항에 도착해 로라 로젠버그 신임 미국 재대만협회(AIT) 회장, 샤오메이친 주미 대만 대표 등의 영접을 받았다.

차이 총통이 미국에 머무르는 기간 미국의 권력 서열 3위인 케빈 매카시 미 하원의장을 면담할지 주목된다.

차이 총통이 메카시 하원의장을 면담할 경우 중국이 강하게 반발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한편 지난 27일 중국에 도착한 마 전 총통은 닷새째 중국 방문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국공내전 종료 이후 74년 만에 대만의 전·현직 최고 지도자 가운데 처음으로 중국을 방문한 마 총통은 30일에는 후베이성 우한에서 쑹타오 중국 공산당 중앙 대만판공실 주임 겸 국무원 대만판공실 주임(장관급)을 만났다.

대만 국방부에 따르면 이달 들어 31일 오전 6시까지 대만군은 대만 주변 공역과 해역에서 인민해방군 군용기 343대와 군함 112척을 각각 포착했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을 정점으로 하는 중국 공산당 지도부는 2016년 5월 민진당 소속의 차이 총통이 집권한 이후 대만과의 공식 관계를 단절하고 대만에 대한 강도 높은 군사·외교적 압박을 가하고 있다.

특히 중국은 지난해 8월 2∼3일 당시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을 계기로 대만 섬을 포위하는 대규모 실사격 훈련을 한 데 이어, 군용기를 수시로 대만해협 중간선과 대만의 ADIZ에 진입시키고 있다.

대만 군사 전문가들은 중국 군용기의 대만해협 중간선과 대만의 ADIZ 침범에 대해 '뉴노멀'(새로운 표준)을 만들려는 전술이자 특정 지역을 분쟁지대로 만들기 위한 '회색지대 전술'(gray zone tactics)로 분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