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째 방치되는 제천 청풍교 '충북 레이크파크' 거점 될까

김영환 지사 "아름다운 다리…활용 검토", 관광시설 전환 기대

심규석 기자 = '육지 속의 바다'로 불릴 만큼 풍광이 수려한 충북 제천 청풍호에는 버려진 교량이 하나 있다.

청풍교와 청풍대교
청풍교와 청풍대교

[독자 제공]

2012년 청풍대교 완공과 함께 용도 폐기된 후 11년째 방치되고 있는 청풍교다.

그런데 요즘 청풍교가 주목받고 있다. 김영환 충북지사가 자신의 대표 공약인 '레이크파크 르네상스' 사업의 거점으로 청풍교를 거론하면서다.

22일 충북도에 따르면 김 지사는 지난 10일 청풍교를 찾았다. 이 교량을 방치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서다.

김 지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아름다운 다리를 레이크파크 중요 거점으로 활용하는 것을 검토해 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충주댐 건설로 수몰된 지역을 이어주기 위해 1985년 건설된 폭 10m, 길이 315m의 청풍교가 용도 폐기된 때는 2012년 4월이다.

40여m 지근거리에 가설된 청풍대교에 임무를 넘기면서다.

청풍대교 건설이 결정될 당시 이 교량은 상판 처짐현상 등 안전 문제가 불거지면서 철거 대상이 됐다.

청풍교 찾은 김영환 지사(맨 왼쪽)
청풍교 찾은 김영환 지사(맨 왼쪽)

[김영환 지사 페이스북 캡처]

제천시도 2009년 인도교로서 활용도가 낮다며 철거를 요청했고, 충북도는 이듬해 6월 이 교량 철거비용을 청풍대교 총사업비에 반영해 달라고 국토교통부에 건의하기도 했다.

그러나 국토부는 예산 반영이 어렵다고 선을 그었고, 충북도는 청풍교를 시설물안전법상 안전관리가 필요한 소규모 시설물인 제3종 시설물로 지정했다.

철거 대신 관리를 택한 것이다.

2018년 이뤄진 정밀안전진단 결과 내구성 저하 등의 문제는 있으나 안전에는 큰 지장이 없는 C등급(보통)이 나왔다.

용역업체는 보수·보강을 1안으로 제시했고 철거를 2안으로 제시했다.

1안의 경우 지속적인 보수 비용이 투입돼야 한다는 우려가 컸고, 2안의 경우 100억원이라는 막대한 비용이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제천시는 시간이 지날수록 청풍교가 흉물화된다면서 철거를 지속 요청했지만 충북도는 보수·보강을 선택한 후 4년마다 주기적으로 정밀안전진단을 하고 있다.

지난해 안전진단 때도 4년 전과 마찬가지로 C등급이 나왔다.

충북도는 아직까지 청풍교 관련 개발 움직임을 보이지는 않고 있다.

그러나 김 지사가 이 교량을 레이크파크 중요 거점으로 활용해 보겠다는 뜻을 내놓으면서 흉물스럽다는 평가를 받아온 청풍교가 관광 명소로 탈바꿈할지 주목된다.

도 관계자는 "청풍교 개발을 염두에 두고 다양한 방안을 찾아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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