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목동파라곤 '입주지연 사태' 계속…가처분 기각

공사비 분쟁으로 아파트 입구 가로막혀

출입금지 아파트
출입금지 아파트

한상균 기자 = 14일 양천구 아파트 '신목동 파라곤'에 출입금지 안내문이 붙어 있다. 이 아파트는 공사비 분담 문제로 시공사가 유치권을 행사해 입주를 막고 있다. 2023.3.14

김잔디 기자 = 재건축조합과 시공사 사이 공사비 분쟁에서 비롯한 서울 양천구 '신목동 파라곤'(신월4구역 재건축) 입주 지연 사태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김우현 수석부장판사)는 신월4구역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이 시공사 동양건설사업을 상대로 낸 업무방해금지 가처분 신청을 17일 기각했다.

재판부는 시공사의 유치권 행사를 막을 법적 근거가 없다는 이유로 조합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조합과 시공사는 공사비 추가 분담을 두고 갈등을 빚고 있다.

시공사는 지난달 초 원자잿값 상승 등을 이유로 공사비 약 100억원 증액을 조합에 요구했으나 거부당하자 유치권을 행사해 입주를 막고 있다.

조합은 시공사가 입주를 방해하지 않도록 해달라며 입주 예정일을 닷새 앞둔 지난달 24일 가처분 신청을 냈다. 시공사는 공사비 분담 협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조합이 입주를 추진한다며 맞섰다.

계획대로라면 이달 1일 입주가 시작돼야 했지만, 시공사 측이 아파트 입구를 컨테이너와 차량 등으로 가로막아 한 가구도 입주하지 못하고 있다.

예비 입주자들은 거처가 불분명해진 탓에 보관이사·단기주거 비용, 자녀 학교 문제 등 피해를 입고 있다고 호소했다.

조합과 무관한 일반 분양자 이사도 막힌 상황이다. 이 아파트 299가구 가운데 절반을 넘는 153가구가 일반 분양, 나머지는 조합원 몫이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유치권 행사를 막을 근거가 없다는 이유로 기각한 것으로 보인다"며 "일반 분양 입주자 피해가 점점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앞서 단지 내 유치원 관련 소송으로 입주 중단 사태를 겪은 서울 강남구 '개포자이 프레지던스'(개포주공 4단지 재건축)는 법원 결정으로 입주가 재개됐다.

서울행정법원은 경기유치원 측이 강남구청을 상대로 낸 준공인가 처분 효력 정지 신청을 지난 15일 기각했다.

법원은 입주 중단이 이어지면 임시 거주지와 물품 보관장소 마련, 자녀 전학, 임대차계약 등 많은 법률분쟁과 생활의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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