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의 오늘] 北, 24년만에 바뀐 식목일…"수령님 산림조성 가르친 날"

김정은, '북한 식목일' 맞아 화성지구에서 기념식수
김정은, '북한 식목일' 맞아 화성지구에서 기념식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일 북한판 식목일인 식수절을 맞아 평양 화성지구에서 제2차 초급당비서대회 참가자들과 기념 식수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3일 보도했다. 행사에는 친동생인 김여정 당 부부장을 비롯해 조용원ㆍ리일환 당 비서, 김재룡 조직지도부장, 오일정 군정지도부장, 김영환 평양시당위원회 책임비서, 주창일 당 부장 등이 동행했다. 2022.3.3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No Redistribution]

최현석 기자 = 북한이 14일 24년 만에 변경된 식수절(植樹節·식목일격)을 맞아 의미 부여에 나섰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오늘은 식수절이다, 나무와 함께 당정책을 심고 애국심을 심고 양심을 심자'란 제목의 1면 사설에서 "위대한 (김일성) 수령님께서 미제 폭격에 의해 수많은 산림이 불탄 것을 두고 가슴 아파하시며 전 군중적 운동으로 산림을 많이 조성한 데 대해 가르쳐주신 1952년 3월 14일은 나무심기 운동, 식수 사업에서 획기적인 전환의 계기"라고 밝혔다.

노동신문은 2면 별도 기사에서 당시 조선노동당 평안남도 대동군위원회 전원회의에 참석한 김 주석이 산림조성 사업을 전 군중적 운동으로 벌일 구상을 펼쳤다며 "가열한 전화의 불길 속에서 산림조성 사업 봉화는 이렇게 타오르게 됐다"고 전했다.

[노동신문 캡처.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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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는 작년 10월 정령을 발표하고 식수절을 3월 14일로 변경했다. 애초 북한은 1949년부터 김 주석이 평양 문수봉에 나무를 심은 날인 1947년 4월 6일을 식수절로 기념했다.

그러다가 50년이 지난 1999년부터 식수절을 김 주석이 첫 부인 김정숙, 아들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평양 금수산 모란봉에 올랐던 1946년 3월 2일로 변경했다. 김 주석이 40여 년간 강점했던 일제의 마구잡이 벌목으로 황폐해진 모습을 바라보며 "나무도 많이 심고 꽃도 심어야 하겠다"고 교시한 날을 기념하려는 취지였다.

북한이 올해부터 식수절을 변경함으로써 산림 황폐 원인의 이유로 '일제의 벌목'보다 '미제의 폭격'에 무게가 실리게 됐다.

[노동신문 캡처.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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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새 식수절을 맞아 김씨 3부자의 국토 사랑도 선전하고 있다.
  노동신문 사설은 "위대한 수령님의 현명한 영도가 있어 조국 강토를 아름답고 살기 좋은 인민의 낙원으로 변모시키는 사업에서 의미 있고 소중한 성과가 이룩됐다"고 강조했다.

또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생애의 마지막 시기까지 온 나라의 수림화, 원림화를 위해 크나큰 노고와 심혈을 바쳐오셨다"고 전했다.

신문은 이어 "오늘 식수 사업은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의 현명한 영도 밑에 우리 국가의 부흥 발전과 인민의 행복을 위한 중차대한 사업으로 활력 있게 벌어지고 있다"며 "모든 일군과 당원, 근로자, 청소년·학생이 산림 조성과 관련한 당 정책의 요구대로 나무심기에 애국심과 양심을 바쳐야 한다"고 주문했다.

북한 내각 기관지 '민주조선'도 사설에서 "나무심기이자 곧 애국"이라며 "모두 다 애국의 마음 안고 나무심기에 진심을 바침으로써 조국 강산을 살기 좋은 인민의 낙원으로, 노동당 시대의 무릉도원으로 더욱 훌륭히 전변(변화)시켜 나가자"고 당부했다.

하지만 북한이 24년만에 식수절을 변경한 것은 1910~1940년대 일제의 벌목으로 황폐해진 산림을 이후 80여년 동안 복구하지 못한 데 대한 책임을 미군 탓으로 돌리려는 의도가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작년 식수절에 심은 전나무 두그루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작년 식수절에 심은 전나무 두그루

[노동신문 캡처.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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