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지도부 만찬서 '尹레시피' 요리…尹, 취식법 선보이기도

3시간 가까운 만찬 화기애애…尹 "정무적 의견 많이 내달라"

尹, SVB 파산 사태·민주노총 경찰 수사 관심…방일 '깜짝 이벤트' 소개도

국민의힘 신임 지도부 초청한 윤석열 대통령
국민의힘 신임 지도부 초청한 윤석열 대통령

안정원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13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민의힘 신임 지도부 초청 만찬에서 김기현 대표 등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3.3.13 [대통령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류미나 안채원 김철선 기자 =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신임 지도부의 지난 13일 만찬에서 윤 대통령이 보여준 '음식 사랑'이 당내에서 화제다.

당시 테이블에 올랐던 붕장어, 콩나물국 등 일부 음식이 윤 대통령이 직접 제시한 레시피에 따라 요리된 것으로 14일 알려지면서다.

식도락가이자 애주가로 유명한 윤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방송에 나와 계란말이를 비롯해 간단한 안줏거리부터 찌개류까지 능숙한 요리실력을 뽐내며 화제를 모은 바 있다.

한 참석자는 이날 통화에서 "통상 붕장어는 불에 구워 먹는 게 익숙한데, 윤 대통령은 이걸 끓는 물에 살짝 데쳐서 소스에 찍어 먹는 게 훨씬 맛있다며 직접 먹는 법까지 보여줬다"며 "콩나물국에 김치를 숭덩숭덩 썰어 넣어서 얼큰하게 끓인 것도 대통령의 레시피를 따른 것이었다"고 소개했다.

또다른 참석자는 윤 대통령이 대통령실 요리사들에게 직접 알려주고 있다고 들었다면서 "역사상 주방장한테 레시피를 알려줄 수 있는 최초의 대통령인 것"이라고 평했다.

전날 용산 대통령실 집무실에서 3·8 전당대회를 통해 선출된 '김기현 지도부'와 이철규 신임 사무총장을 맞이한 윤 대통령은 시종일관 편안하고 유쾌한 모습이었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국민의힘 신임 지도부와 만찬 갖는 윤석열 대통령
국민의힘 신임 지도부와 만찬 갖는 윤석열 대통령

안정원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13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민의힘 신임 지도부 초청 만찬에서 김기현 대표 등과 대화하고 있다. 2023.3.13 [대통령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한 참석자는 이와 관련, "윤 대통령이 흡족해하고 있다는 것은, 굳이 말하지 않아도 주변 공기 자체가 그랬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평소 반주를 즐기는 윤 대통령은 행여나 만찬에 술이 부족하지는 않은지, 살뜰히 챙겼다는 후문이다.

김기현 대표가 "여기 술이 다 떨어졌다더라"고 너스레를 떨자, 윤 대통령이 "떨어졌으면 관저에서라도 가져와야지"라며 받아쳐 장내에 웃음이 터졌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윤 대통령은 당의 정무적 역할과 기능을 강조하면서 특히 향후 정부 내각의 인사·평가 등에 있어서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해 줄 것을 당부했다고 한다.

대화는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부터 민주노총에 대한 경찰 수사, 윤 대통령의 첫 일본 방문과 한일정상회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현안을 넘나들며 3시간 가까이 계속됐다.

참석자들의 전언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SVB 사태 관련 소식을 접하고 곧장 최상목 경제수석에게 전화를 걸었고, 최 수석이 "우리나라에 미칠 영향은 지극히 제한적일 것"이라고 보고하기에 "바로 이런 것들은 정부 차원에서 가장 먼저 선제적이고 적극적으로 대응을 준비해달라"고 당부했다고 한다.

윤 대통령은 그러면서 "대통령이 되고 보니까 어느 나라에 무슨 사건이 나도 워낙 세계화로 연결이 되어 있어서 그게 우리 경제에 곧바로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허다하더라"며 "관심을 갖고 확인해야 할 일이 전 세계에 골고루 퍼져있는 게 대통령이라는 자리더라"는 속마음을 이야기했다고 한다.

윤 대통령은 또 "대공 수사와 관련해서 민주노총에서 간첩 활동을 했던 증거들이 줄줄이 나오고 있는 것들을 굉장히 상황을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었다"고 참석자는 전했다.

첫 공식 일본 방문길에 있을 '깜짝 이벤트'를 참석자들에게 귀띔하며 '보안'을 당부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참석자는 "앞으로 많은 국정 현안에서 당, 지도부와 내용을 공유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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